약은 언제 먹는 것이 좋을까요?
약봉투를 받으면 식후 30분에 약사님께서 동그라미 쳐 주시는 것을 흔히 보게 됩니다.
꼭 식후 30분에 먹어야 할까요?
오늘은 약을 언제 먹는 게 좋은지, 또 무조건 식후에 먹어야 하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왜 식후 30분일까?
먼저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식후 30분은 약물을 복용하는 데 큰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식후 30분"이라는 관습이 나오게 된 것은 아마도 빈속에 약을 먹는 것이 좋지 않다는 인식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밥을 먹고 바로 약을 먹으면 음식물을 분해하려고 나오는 위산을 중화시켜서 효과가 없다고 전해오는 내용이 합쳐져서 나오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실 예전에는 사람들의 건강상태나 위생상태가 좋지 못했습니다.
밥을 한 끼 먹기도 어려웠고 한 끼를 왕창 많이 먹게 되는 경우가 많았을 것입니다.
그렇다 보면 우리 몸의 위 건강도 좋지 않았을 테고, 그런 상태에서 여러 약을 먹게 되면 속 쓰림 등의 위장장애를 겪기 쉬웠을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30분이라는 말이 나온 것 같습니다.
그냥 "식후" 로 기억하자
시간을 정해서 약을 먹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시간을 지키는 것이 바로 삼시세끼 식사시간이다 보니 식사와 연관 지어 약을 복용하도록 복약지도를 해온 것입니다.
식사와 연관 지어 약을 생각하게 된 것이고, 거기에 30분이라는 시간이 붙어서 "식후 30분"이 관습처럼 기억되는 것 같습니다.
결국, "식후30분"은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약이 혈액에 얼마나 포함되고 유지되는 지를 보는 것입니다.
약의 효과가 지속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겠죠.
2017년 이후 서울대병원에서는 "식후 30분"으로 복약지도를 하지 않고, 식후 또는 식전으로만 약봉투에 표기하고 복약지도를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제 더 이상 "식후 30분"에 집착(?)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30분 있다가 약을 먹으려다가 아예 약 먹는 것을 잊을 때도 많으니, 이제는 그냥 밥 먹고 바로 약을 챙겨 먹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약을 식후에 먹는 것은 아니겠죠?
약에 종류, 성분에 따라 그리고 흡수율, 효과에 따라 약을 먹는 시간이 조금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먹는 약에 대해 복약지도를 잘 듣고 약을 드셔야겠습니다.
공복 or 식전에 먹으면 좋은 약
공복 또는 식전에 먹어야되는 약들은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이 약물의 흡수를 방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공복상태나 식사 전에 약을 먹도록 복약지도를 하게 됩니다.
또한 위산과 같은 강한 산과 만나면 약의 효과가 떨어지거나 어떤 특정 음식과 만나면 약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공복상태나 식전에 먹는 것이 좋습니다.
골다공증에 쓰는 약들 중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약물은 공복에 복용하여야 흡수가 잘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역류성 식도염, 위식도 역류질환에 쓰이는 약들은 위산이나 담즙에 의해 약물의 활성도가 감소될 수 있기 때문에 식전에 복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당뇨약 중에서도 식전에 먹어야 하는 것과 식후 즉시 먹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여 식사 후에 혈당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먹는 설포닐우레아 계열의 혈당 강하제는 음식물과 함께 먹게 되면 흡수가 방해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식후 혈당이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먹는 것이므로 식전에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알벤다졸 성분을 가진 구충제도 흡수되지 않고 장에서 각종 균을 처리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공복에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사도중 or 식사직후에 먹으면 좋은 약
식후에 먹으면 좋은 약들은 대부분 빈속에 약을 먹었을 때, 속 쓰림 속 쓰림 등의 위장장애를 일으킬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자주 먹는 진통제를 생각해볼까요?
평소에 위가 건강한 사람은 빈속에 진통제를 먹더라도 위장장애가 생길 위험이 적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위가 약한 사람은 빈속에 진통제를 먹으면 속 쓰림 등의 위장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위가 건강한 사람이라도 장기적으로 약을 복용하게 되면 위를 보호하는 점막층을 약하게 만드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위장장애가 걱정되는 분이라면 식후에 먹는게 좋겠죠?
앞에서 식전에 먹어야하는 당뇨약에 대해서 언급했었습니다.
같은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이지만 식후에 먹는 것이 좋은 것도 있습니다.
간에서의 당신생을 억제하고 말초 조직에서 당사용을 증가시키는 메트포르민 성분의 혈당 강하제는 식후에 흡수가 잘 되는 편입니다.
또한 약 복용 시에 메스꺼움이나 속 쓰림 같은 위장장애 증상을 줄이기 위해 식사와 함께 또는 식후에 즉시 먹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스피린계열의 소염진통제, 항염기능이 있는 스테로이드계열의 약들은 공복복용 시에는 위장장애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 식후복용이 권장됩니다.
여드름치료제제인 이소트레티오니, 아시트레틴계열의 약은 식사시에 함께 먹거나, 식후에 바로 약을 먹을 때 흡수율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기 전에 먹으면 좋은 약
취침전에 복용하면 좋은 약들도 있습니다.
주로 약효 발현시간이 있거나, 부작용이 있을 경우에 권장됩니다.
고혈압, 양정전립선 비대에 의한 배뇨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독사조신계열의 약은 기립성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어서 취침 전에 복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급성변비, 만성 변비를 치료하기 위해 먹는 비사코딜계열의 약은 약이 작용시간을 고려하여, 그리고 기상 후 배변활동을 할 수도록 하기 위해 취침 전에 복용하도록 합니다.
또한 비염, 재채기, 콧물, 기침등을 치료하기 위한 항히스타민제도 졸음의 부작용이 있어서 낮시간에는 먹지 않게 하고, 자기 전에 먹는 것을 권합니다.
"복약지도 듣기"는 필수!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은 그 성분에 따라 식전에 먹어야하는 것과 식후에 먹어야 하는 것, 그리고 식사와 무관하게 먹는 것으로 나누어집니다.
이처럼 우리는 그 약의 성분을 다 알지 못하며, 또한 여러 가지 약을 먹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약사 선생님의 복약지도는 필수적으로 따라야 합니다.
약국에서 약봉투만 받아서 나오면 안됩니다.
"바쁘니까 약만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약을 먹는 것은 우리의 건강과 직결된 일입니다.
처방받은 약에 대해서 간단하게라도 설명을 듣고, 또 무슨 약을 먹는지에 대해서도 스스로 알아야겠습니다.
제대로 알고 약을 먹었을 때 치료효과도 훨씬 좋을 테니까요.
복약지도는 필수로 듣고 약국 문을 나서시길 바랍니다.
'건강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고, 안약 보관방법, 주의사항 (0) | 2024.02.27 |
---|---|
약(알약, 가루약, 물약) 보관방법, 유효기한 알아보기 (0) | 2024.02.26 |
영양제 먹는 시간, 언제 먹어야 효과가 좋을까? (0) | 2024.01.26 |
건강기능식품 라벨 확인법, 표시사항 읽는 법 (0) | 2024.01.18 |
건강기능식품의 모든 것! 건강기능식품 구매 시 주의사항 (0) | 2024.01.17 |